2009년 7월 29일 수요일

Press mind


보통 전쟁과 군대, 그리고 그런 요소가 있는 현장에 있는 기자라고 하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전장의 참혹함을 보도하는,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정신을 가진 종군기자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한국인 중에서, 군대를 취재하는 기자들을 보면 그런 종군기자는 퍼센티지로 볼 때 그리 많은 수가 아니다. 그런 종군기자가 많으면 그렇게 영화나 소설의 캐릭터로 떠오르지도 않았지.

이유는 기자들의 직업정신이 투철하지 않거나 마인드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직업정신이 투철하거나 자기 일에 대한 마인드가 철저해서이다.

한국의 기자들은 개개인이 자기 보도의 기획을 짜고 행동에 옮기며 책임을 지는 프리랜서보다 매체에 속하여 매체의 논조에 맞춰 컨텐츠 소스를 확보하는 최전방 행동자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체의 성격에 따라 사물을 보는 눈도 다르고 행동방식도, 나중에 같은 사진을 두고 풀어쓰는 기사의 성질도 다르다.

매체의 성격을 안 보고 기사만 보면 왜 이런 기사를 썼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많지만 매체가 어딘지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 건 밀리터리 분야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같은 F-15K에 대한 기사도, 반미 성향이 강한 모 매체에서 어떤 때는 미국에게 굽실대기 위해서 웃돈 주고 강매당한 고물 비행기라며 F-15K의 무능함을 비판한다. 그러다가 북한하고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동포에게 폭탄을 떨구는 끔찍한 살인무기라며 F-15K의 폭력성을 비판한다.

비슷한 또 다른 경우. 같은 매체에서도 어떤 때는 성년층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키덜트 문화 어쩌구 하면서 띄우다가 웬 잡놈 범죄자 집에서 장난감이 나오면 커서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등 정신적 문제를 보이던 인물 하면서 딱 잡아때고 조지기에 여념이 없어진다.

F-15K의 경우나, 어른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대해서나 이 두 가지 아이템에 대해 널리 알리거나 내면을 이해시키기 위한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그 당시의 사회적 이슈를 따라서 어떻게 쓰는 것이 조금 더 자극적일까를 고민해서 기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기사를 써도 내용 자체는 (나름의)사실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자들의 도덕적 스트레스에는 악영향이 없다.

그래서 같은 취재 현장에서도 기자들은 매체 성격에 따라, 소속에 따라 상대방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 일단 주요 방송국 기자와 주요 일간지 기자들은 서로를 라이벌이라 생각하며 그외의 기자들은 '취재 현장의 인간 장애물'이나 '사진 망치는 걸림돌들'로 본다. 절대로 같은 기자로 안 본다. 그외의 매체 기자들은 성격이나 소속에 따라 따로따로 보는 눈들이 다르지.

그런 꼴 보고 있으면 마치 같은 반 애들끼리 모여 있어도 1등부터 10등까지는 라이벌 의식이랑 경쟁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의 애들은 같은 반 급우로 보지도 않고 같은 인격체로 보지도 않고 20등부터 30등까진 우린 그래도 반 중간 이러고 나머지 등수 애들은 열등감 가지고우린 그래도 같은 학생인데 이러는 거랑 비슷해서 재미있다.

뭐 누굴 까고 싶어서 하는 이야긴 아니고... 너무 기자는 다 같은 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Tacticat 090729 1805

댓글 1개:

dukepi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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