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크리미널 마인드
범죄자가 못된 짓을 하는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부터 수사를 시작하는 FBI의 행동분석팀(Behavioral Analysis Unit: BAU)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똑똑한 수사관들이 머리를 써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CSI 시리즈와 통하는 구석이 있지만 어찌어찌하다보면 현장에서 범인하고 총싸움하는 일이 많은 식으로 에피소드가 구성되는지라 폭력액션물을 좋아하는 (바로 필자같은) 시청자들의 지지도가 높은 드라마이다.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 하고 총질도 잘 하고... 이 드라마의 스타들은 정말 버릴 부분이 없이 알찬 공무원들이다.
범죄자가 못된 짓을 하는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부터 수사를 시작하는 FBI의 행동분석팀(Behavioral Analysis Unit: BAU)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똑똑한 수사관들이 머리를 써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CSI 시리즈와 통하는 구석이 있지만 어찌어찌하다보면 현장에서 범인하고 총싸움하는 일이 많은 식으로 에피소드가 구성되는지라 폭력액션물을 좋아하는 (바로 필자같은) 시청자들의 지지도가 높은 드라마이다.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 하고 총질도 잘 하고... 이 드라마의 스타들은 정말 버릴 부분이 없이 알찬 공무원들이다.

1. 시즌 4 에피소드 3 '광란의 신도(영제 : Minimal Loss)'

지난 일요일에 케이블TV 보면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CGV에서 시즌 4 에피소드 3의 예고편이 나오길래 멍하니 보고 있었더니만, 어라? 교회에서 무장한 광신도들이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예전에 있었던 한 사건을 연상시키게 하는 것이다. 재미있겠다 싶어서 밤 12시까지 기다렸다가 방영분을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미국에서 일어났던 웨이코 사건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에피소드였다.
이 에피소드의 내용은, 한 사교 집단의 여자아이가 자기가 15세 밖에 안 됐는데 성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를 해온다. 신고된 사교 집단은 사이러스라는 지도자가 이끄는 곳으로 식량과 전기 등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신앙생활을 한다는 곳이다. 이 곳에서 종교 집단에서 발생하는 아동 성폭력 범죄의 전형적 경우의 가능성을 인지한 아동복지국 직원과 FBI의 BAU 요원(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들) 리드와 프렌티스가 아동복지국 카운셀러로 위장하고 종교 집단에 잠입하는데 그 순간 주 경찰이 기습을 하면서 일이 꼬이게 된다. 주 경찰의 종교 집단 기습작전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채 조사하러 온 FBI 대원들만 좆된 것이다. 어찌된 일이지?
BAU측에서 요원들의 잠입수사를 준비하면서 다른 법집행기관의 작전과 중첩되지 않을지 확인 공문을 날렸지만 예전부터 사교 집단 내의 위법행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놓고 기습작전을 준비하고 있던 해당지역 지방검사가 주지사 선거 전에 공을 전부 독점하기 위해 FBI BAU에게 기습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고 다른 법집행기관 작전 스케쥴이 없다고 판단한 BAU 요원들이 잠입수사에 들어갔다가 하필 기습작전 타이밍에 걸려버린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행정 상 고의적 업무누락에 의한 사고는 사람 여럿 다치게 한다.
야심찬 기습작전이었지만 어디 기사거리 떨어져 있지 않나 하고 돌아다니던 기자의 입방정으로 경찰이 쳐들어오는 걸 눈치챈 사이러스가 신도들을 매복시키면서 기습하던 경찰이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고, 총격전에서 사상자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사이러스가 경찰에게 "안 쏠테니 꺼져라"라고 권유하고 현장 지휘관이 제안을 받아들여 현장에서 퇴각하면서 스스로를 인질로 삼은 사교 집단 신도들의 농성이 시작된다.
2. 웨이코 사건
웨이코 사건에 대한 자료는 대부분 1993년 4월, 미연방이 텍사스주 웨이코에 위치한 사교 집단 다윗주의자들(Waco Davidians)의 생활공동체를 공격하여 70여명의 신도가 사망했다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군대가 쵸코파이 안 준다고 교회에 불 지를 일은 없을테니, '군대가 종교 집단을 공격한다'는 보기 드문 사태까지 가게 된 원인부터 봐야 할 것이다.
데이빗 코레시가 지도하는 다윗주의자들은 평화나 사랑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종교인들과는 다른 구석이 많았다. ATF가 잠입한 비밀요원을 통해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그들은 150 자루 이상의 반자동 소총와 8000발 이상의 탄약을 불법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이 정도 무장을 불법적으로 보유한 집단이 총기휴대 자유의 혜택을 누릴 수는 없었다.
1993년 2월 28일, 불법무기를 은닉 혐의로 ATF(주류,담배,화기 단속국) 요원들이 무력진압을 시도하였다. 이 진압작전은 '전형적인 미국식 목조건물'에서 농성을 하는 전형적인 총기무장 용의자들을 진압하는 '전형적인 SWAT 작전'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뉴스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경찰 특수부대 작전과 마찬가지로 신속한 진행과 성공적 결과로 마무리지어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공동생활을 해온 신도들에게 그 건물은 견고하진 않더라도 요새와 마찬가지였고 단순히 무기를 보유할 뿐 아니라 어느 정도 이상의 사용 훈련까지 했던 그들에게 대낮에 창문을 통해 진입하는 ATF 요원들은 공격 가능한 표적이었다. 2층 창문을 깨고 돌입한 직후 벌어진 총격전에서 신도 1명과 ATF 요원 4명이 사망하였고 예기치 못한 피해에 충격을 받은 ATF는 작전을 취소한 다음 다윗주의자 신도들에게 손을 들고 현장에서 굴욕적인 후퇴를 해야 했다.
이후 미국정부는 다윗주의자 신도들의 생활공동체를 포위하고 무장 해제와 투항을 권유하며 협상을 벌였으나 신도들은 협상을 거부하였고 51일 후인 4월 19일 FBI와 텍사스 레인저, 텍사스 주방위군 등으로 구성된 진압부대가 진압작전을 전개하였고 그 결과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70여명의 신도가 사망하게 된다.
연방정부의 진압작전의 정당성과 과잉진압 여부, 사망자의 사망원인 등에 대하여 오랜 시간 동안 조사가 이루어졌다. 법적 책임에 대한 판가름이 난 후 지금까지도 이 사건은 여전히 '논란중'이다.
3. FBI건물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의 범행동기이기도 한 사건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연방청사 건물 앞에 세워져 있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168명이 사망하고 850명이 부상당한 대형 사고가 일어난다. 조사 결과 이 트럭은 누군가에 의해 폭발되었으며 사건은 사고가 아닌 테러로 판명되었다. 이 사건의 범인인 티모시 맥베이(Timothy McVeigh)는 1992년 1차 걸프전 참전 경력이 있는 전역자였는데 그는 자신의 범행동기를 1993년 웨이코 사건이라고 밝혔다. 수상한 종교 집단이 대량의 총기를 가지고 있었고, 그들을 진압하러 온 ATF POLICE가 4명이나 사망했었다 하더라도 마지막 진압작전에서 70여명이 사망한 것은 미연방정부가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킨 것이며 그런 연방정부의 오만함을 일깨우기 위해서 연방청사에 폭탄 테러를 가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테러가 그렇듯이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실제 희생자는 어린이들이 포함된 무고한 사람들이었다.
티모시 맥베이의 행동은 분명한 범죄행위이며 그를 동정하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스스로 범행동기로 주장했던 것처럼 웨이코 사건은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긴 나라 이름 아래 모여사는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접하는 가장 큰 공권력인 연방정부에 대해 불만과 적대감을 가지게 한 사건이었다. 사건 이후 많은 방송과 신문, 인문학서적 출판업자와 칼럼니스트들이 연방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과잉진압을 주장하는 측에 힘을 실은 주장을 펼쳤으며 인터넷의 미디어적 역량이 성장한 요즈음에도 위키피디아와 유튜브 등에서 연방정부와 현장 진압부대원들이 ATF 요원들을 살해하므로서 공권력에 저항한 다윗주의자들에게 의도적으로 보복하면서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무수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4.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다시 거론되기도 해.
한국에서 웨이코 사건은 미국 지방에서 일어난 종교 집단의 집단 자살극 정도의 이미지를 가진 사건이었으며 과잉진압과는 거리가 먼, '당연히 정부가 할 일을 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왔었다. 당시는 80년대 중반과 90년대 초반 한국에서 종교와 자살의 연결성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아서 종교 집단에 대해 반감이 팽배해 있었던 시절이다. 1987년 오대양 집단변사를 비롯하여 1992년 10월 28일 휴거 설이 퍼지면서 종교적 종말론과 집단 행동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 또한 사건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미국의 경찰,FBI 등의 공권력은 한국의 그것과 달리 공정할 것이라는 묘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지금도 '미국경찰은 한국경찰과 틀리다'같은 이야기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웨이코 사건은 미국에서 사이비 망나니들이 정의로운 미국 경찰에게 총을 들고 게기다가 벌을 받은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웨이코 사건이 다시 한번 이슈화가 된 것은 지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 한강로에서 철거민 농성진압 과정에서 7명이 사망한 용산참사 이후였다. 년초부터 한국 전체를 뜨겁게 달군 이 사건의 법적 책임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 일부에서 이 사건과 닮은 꼴인 사건으로 미국의 웨이코 사건을 사례로 들면서 웨이코 사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용산 참사와 관련하여 최초에 웨이코 사건을 거론한 한국 보수측의 주장은 법집행과정에서 위험물질과 무기 등으로 무장한 농성자가 희생되더라도 그 원인은 농성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웨이코 사건을 4월 19일의 진압과정으로만 보지 않고 ATF요원들이 주요실행자가 된 2월 28일의 진압작전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밀폐된 공간에서 위험물질과 무기 등으로 무장한 농성자를 진압하기 위해 무리한 돌입을 시도할 경우 진압측에서 희생이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5. 드라마에서는...
2와 3의 항에서 이야기했듯이 웨이코 사건은 지금까지도 미국인들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는 사건이다. 미국인들에게 총과 종교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스스로 무장하고 저항한 덕분이라고 믿은 미국인들은 총기소유권을 미국인의 영원한 권리라고 믿어오며 살았다. 미국이란 나라가 아무리 역사가 짧은 나라라 하더라도(오히려 역사가 짧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건국 과정에서 총기가 그들의 삶과 권리를 지킨다는 발상이 기본이 된 총기소유권을 제한하거나 삭제하기는 힘든 일이다. 옛날 일 가지고 그러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당장 한국인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건국과정에서 북한과의 전쟁으로 반공이라는 테마를 완전히 떨쳐내기 힘들어 하는데 말이다.
종교 역시 그렇다. 미국은 국교가 있는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영국에 살던 영국인들이 영국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해서 그곳에 살던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을 청소하고 새로운 삶의 터를 닦은 이유 역시 종교였다. 누군가에게 종교를 강요할 수도 없으며 누군가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 역시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웨이코 사건은 (그들의 믿음의 방식이 어쨌든 간에)자신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적법성과 무장의 정도를 떠나서) 총을 가지고 있다가 미국 정부에게 진압되었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 중에는 티모시 맥베이처럼, 경찰에게 총을 쏜 종교인에게 화를 내기보다 종교와 총을 가진 사람들을 죽게 한 미연방정부에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4 에피소드 3에서 웨이코 사건을 소재로 한 스토리를 다루는 것도 그러한 미국인들의 관심과 영향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영제인 'Minimal Loss'는 그렇다 쳐도 국내제목인 '광란의 신도'는 조금 문제가 있는 제목이다. 물론 극중에서 그려지는 사교 집단 신도들의 행동이 그런 소리를 듣기에 충분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드라마의 내용은 웨이코 사건의 1차 유혈사태, 2월 28일의 ATF 진압실패 당시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웨이코 사건 당시처럼 무장한 공권력이 생활공동체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매복에 걸려 오히려 인명피해를 내고, 합의 하에 무기력하게 퇴각한다.
이후 내용을 다 말하면 안 본 사람들에게 불쾌한 행동이 될 것이다. :) 어쨌든 극중의 등장인물 중 FBI와 사교 집단 신도 양쪽 모두 웨이코 사건을 머릿속에 두고 있고, 그와 같은 최악의 사태는 피하기 위해 머리를 쓰는 장면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어린이와 임산부 등, 이러한 종교 집단의 집단 희생에서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연약한 희생자에 대해서도 색다른 시각을 불어넣은 점도 재미있다.
-2009.03.29-
덧붙임 : FBI요원들이 농성 중인 신도들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군용 차량을 동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웨이코 사건 당시 주방위군 차량이 돌입하여 진압작전을 펼쳤던 점을 염두에 둔 전개인데, 실제 사건에서는 장갑차가 동원되었지만 드라마에서는 험비가 동원된다. 이유는? 촬영용 프롭 차량 대여업체에서 장갑차 빌리는 비용보다는 험비 빌리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이다.
덧붙임 : 최초의 주 경찰 작전 실패 이후 FBI 요원과 사이러스의 대화 자막이 이상하다. 주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사이러스와 신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현장 경찰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해주는데 "주 경찰은 철수했고 카운티 경찰만 남았다"고 한다. 주(County) 경찰하고 카운티 경찰이 다른거야?! 궁금해서 영문자막을 찾아보니 County Police와 Local Sheriff였다. 높은 분이 사교 집단을 진압하기 위해 자기 손에 가까이 닿는 주 경찰 SWAT팀을 동원했다가 실패했고, 인명피해가 난 주 경찰은 협상과정에서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일선에서 빠지고 FBI와 지역 보안관(=경찰/Local Sheriff)이 앞에 나선 것이다.
자막으로만 보면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약간 아쉬운 옥의 티 부분.
그보다는 지방검사를 법무장관이라고 한 쪽이 좀 문제가 있다. 난 드라마 보면서 와 FBI 팀장이 장관한테 막 개겨. 역시 미국? 우와앙 드라마라 그런가? 그랬는데, 지방검사면 이야기가 틀리지. 물론 실제로도 저렇게 격하게 개기긴 힘들겠지만.
덧붙임 : 종교 지도자 벤자민 사이러스 역할은 루크 페리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댓글 6개:
육시님 Flashpoint(CTV, Canada), The Unit(CBS, USA), Ultimate Force (ITV, UK) 얘네들은 보시나요...?
저는 게을러놔서 다운은 안 받고 TV 틀었을 때 틀어주는 거나 제가 볼 수 있을 때 틀어주는 거만 봅니당.
흠... 미국 역사가 짧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게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를 의식해서 하는 말인듯 합니다만...
과연-ㅅ-? 자국 역사책만을 가지고 분량을 비교하면 미국이 훨씬 많고 다양할듯합니다.ㅎㅎ
익명 / 옳으신 말씀입니다. 혹자는 그걸 역사가 짧은 미국인들의 컴플렉스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컴플렉스라면 우리도 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루크페리?? 비벌리힐즈90210의??
dukepitt / ㅋㅋㅋ Y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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