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게임업체와 함께 일하다 보면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다양한 보도자료에 정신이 없다. 그 많은 보도자료를 보다보면 때로는 "이건 뭐야" 싶은 것도 때로는 "우왓 이건 사야해" 싶은 것도 있다. 컨텐츠가 무엇이든 옥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고 그 와중에 옥석을 가리는 것이 나의 일이다. 물론 때로는 석도 옥으로 봐주는 눈의 착각이 필요할 때가 있다.
게임업체의 홍보, 마케팅 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게임을 얼마나 이슈화시키면서 그것을 동시에 실제 게임 구매나 참가로 연결시키느냐이다. 이따금 게임 유저들에게 욕만 잔뜩 먹는 마케팅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혹자는 그것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승리적 평가'하기도 한다.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이 상식적인 마케팅보다 우선시되는 회사나 연예인이 잘 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 볼 일이다.
게임 마케팅 중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효과도 높은 방식이 사회적 이슈나 인물을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엔터테인먼트적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이벤트와 연결된 마케팅이 효과적이며 이슈 전파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스포츠 이벤트에서 가장 좋은 예는 역시 월드컵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이벤트로 재미를 본 게임업체들은 2006년 월드컵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물론 2002년만큼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2006년 마케팅 역시 기대한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에 한국에서 가장 호소력 짙은 스포츠 캐릭터라면 피겨의 김연아 선수이다. 김연아는 선수활동 외에도 CF 등으로도 많은 활동을 벌이고 김연아가 광고모델이 된 상품은 실제로 높은 매출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모 게임업체도 김연아와 관련된 마케팅을 준비하였다. 3월 29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를 응원한다는 컨셉트로, 게임 내의 경험치 등에 김연아의 경기 실적을 연동시킨다는 설정이었다.
이 마케팅의 트러블은 경기 직전에 확인되었다.
이 업체의 김연아 마케팅 관련 마지막 보도자료는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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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금요일 저녁에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죄송스러운 부탁의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금일 오후 12:00경에 전달해 드린 "###################"라는 보도자료의 기사 게재를 중단해 주셨으면합니다.
이유인 즉, 김연아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측에서 김연아 선수 측과 협의가 안된 사안은 어떠한 형식이로든 기사로 내보낼 수 없다고 하며 기사 게재 중단을 요청해 왔습니다.
미처 확인해 보지 못하고 보도자료를 전달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오며 깊은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 열심히 뛰는 ############### 홍보팀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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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와 미리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 이벤트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볼 때 아마 회사 내에서 강한 내부비판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다만 실제 마케팅이 진행되었다면 카피라이트와 관련된 대참사가 일어났을텐데 그 전에 발빠르게 진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김연아 측이나 게임업체 측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협의되지 않은 김연아 관련 이벤트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은 아무리 법적으로 옳다 해도 선수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도 확인과 준비가 소홀한 점은 있었지만 문제발생 전에 정리를 했다는 점에선 다행인 셈이다. 조용히 끝난 이벤트이긴 하지만 피해를 본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벤트 진행을 위해 게임 내 경험치 반영 등을 준비했던 실무자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업무였을 것이 분명하다. 배너와 아이콘 등을 제작한 디자이너와 게임 내 데이터를 수정한 프로그래머와 게임 디자이너에게는 홍보, 마케팅 부서에 대한 불신감만 더 키워준 셈이다. 이런 경우에 어울리는 속된 말은 역시 "뺑이는 누가 치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케이스는 단순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결정권자의 착오가 실무자들에게는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그런 교훈을 남겨주는 사고사례이다.
그리고 김연아가 많은 지지를 받는다 하더라도 남들 다 좋게좋게 응원하니 우리도 한번- 하면서, 속된 말로 '숟가락 하나 더 올리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게 취지가 어떤 것이든 간에 서로 곤란하고 좋은 소리 못 듣는 홍보방식이다. 한나라당은 자기네 딴엔 웃겨보이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업적 목적을 띈 업체가 아닌 정치단체니까 뭘 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걸까?
한나라당의 '김연아 남용'은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저건 비난 말고 다른 대응을 취할 대책이 없는 방식이다. 정치적 목적성을 가진 단체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유명인의 캐릭터는 어떻게 사용해도 된다는 순혈적 착각을 가진 경우가 종종 확인된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모 단체는 MBC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죄민수' 캐릭터를 사용하였다. 어떻게 보아도 당사자와 합의 하에 사용한다고는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물론 당사자 사진이 아니라 자체(?) 제작한 캐리커쳐 캐릭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사진을 그냥 써버리는 경우보단 좀 낫지만 자신들의 당위성을 위해 타인의 캐릭터를 사용한다는 남용성에서 본다면 오십보 백보다.
막판엔 정치 마케팅의 사고사례처럼 되긴 했는데... 아무튼 본론은 게임업체의 마케팅 사고사례였습니다.
Tacticat 090416 1543
게임업체의 홍보, 마케팅 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게임을 얼마나 이슈화시키면서 그것을 동시에 실제 게임 구매나 참가로 연결시키느냐이다. 이따금 게임 유저들에게 욕만 잔뜩 먹는 마케팅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혹자는 그것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승리적 평가'하기도 한다.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이 상식적인 마케팅보다 우선시되는 회사나 연예인이 잘 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 볼 일이다.
게임 마케팅 중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효과도 높은 방식이 사회적 이슈나 인물을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엔터테인먼트적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이벤트와 연결된 마케팅이 효과적이며 이슈 전파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스포츠 이벤트에서 가장 좋은 예는 역시 월드컵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이벤트로 재미를 본 게임업체들은 2006년 월드컵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물론 2002년만큼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2006년 마케팅 역시 기대한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에 한국에서 가장 호소력 짙은 스포츠 캐릭터라면 피겨의 김연아 선수이다. 김연아는 선수활동 외에도 CF 등으로도 많은 활동을 벌이고 김연아가 광고모델이 된 상품은 실제로 높은 매출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모 게임업체도 김연아와 관련된 마케팅을 준비하였다. 3월 29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를 응원한다는 컨셉트로, 게임 내의 경험치 등에 김연아의 경기 실적을 연동시킨다는 설정이었다.
이 마케팅의 트러블은 경기 직전에 확인되었다.
이 업체의 김연아 마케팅 관련 마지막 보도자료는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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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금요일 저녁에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죄송스러운 부탁의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금일 오후 12:00경에 전달해 드린 "###################"라는 보도자료의 기사 게재를 중단해 주셨으면합니다.
이유인 즉, 김연아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측에서 김연아 선수 측과 협의가 안된 사안은 어떠한 형식이로든 기사로 내보낼 수 없다고 하며 기사 게재 중단을 요청해 왔습니다.
미처 확인해 보지 못하고 보도자료를 전달해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오며 깊은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 열심히 뛰는 ############### 홍보팀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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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와 미리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 이벤트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볼 때 아마 회사 내에서 강한 내부비판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다만 실제 마케팅이 진행되었다면 카피라이트와 관련된 대참사가 일어났을텐데 그 전에 발빠르게 진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김연아 측이나 게임업체 측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협의되지 않은 김연아 관련 이벤트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은 아무리 법적으로 옳다 해도 선수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도 확인과 준비가 소홀한 점은 있었지만 문제발생 전에 정리를 했다는 점에선 다행인 셈이다. 조용히 끝난 이벤트이긴 하지만 피해를 본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벤트 진행을 위해 게임 내 경험치 반영 등을 준비했던 실무자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업무였을 것이 분명하다. 배너와 아이콘 등을 제작한 디자이너와 게임 내 데이터를 수정한 프로그래머와 게임 디자이너에게는 홍보, 마케팅 부서에 대한 불신감만 더 키워준 셈이다. 이런 경우에 어울리는 속된 말은 역시 "뺑이는 누가 치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케이스는 단순한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결정권자의 착오가 실무자들에게는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그런 교훈을 남겨주는 사고사례이다.
그리고 김연아가 많은 지지를 받는다 하더라도 남들 다 좋게좋게 응원하니 우리도 한번- 하면서, 속된 말로 '숟가락 하나 더 올리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게 취지가 어떤 것이든 간에 서로 곤란하고 좋은 소리 못 듣는 홍보방식이다. 한나라당은 자기네 딴엔 웃겨보이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업적 목적을 띈 업체가 아닌 정치단체니까 뭘 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걸까?한나라당의 '김연아 남용'은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저건 비난 말고 다른 대응을 취할 대책이 없는 방식이다. 정치적 목적성을 가진 단체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유명인의 캐릭터는 어떻게 사용해도 된다는 순혈적 착각을 가진 경우가 종종 확인된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모 단체는 MBC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죄민수' 캐릭터를 사용하였다. 어떻게 보아도 당사자와 합의 하에 사용한다고는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물론 당사자 사진이 아니라 자체(?) 제작한 캐리커쳐 캐릭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사진을 그냥 써버리는 경우보단 좀 낫지만 자신들의 당위성을 위해 타인의 캐릭터를 사용한다는 남용성에서 본다면 오십보 백보다.막판엔 정치 마케팅의 사고사례처럼 되긴 했는데... 아무튼 본론은 게임업체의 마케팅 사고사례였습니다.
Tacticat 090416 1543

댓글 2개:
2002년때 스타에 이은 워3 런칭한다고 라이센스비 듬뿍내고 기대감에 똥줄 탄 한빛소프트.. 스타만큼 대박으로 팔겠다고 대규모 마케팅을 기획하는데...
그게 그만......(중략)
그 이후로 월드컵, 올림픽 할것없이 전후로는 이를 갈면서 마케팅 제안하는 새끼들을 후려친다는 설이 있음
2002 믿고 마케팅 하다가 피 토한 회사가 꽤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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